충남 · 세종 | 당진시보건소 코로나19 보건간호사 대응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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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보건간호사회
- 작성일 20-04-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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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발병하던 코로나19 확산세가 급증한 2월. 보건소는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전 직원이 코로나 19 대응에 나섰다. 각 과에서 역할을 나누고 총력을 다했다. 발령 받은지 6개월 이내 새내기 신규직원의 수기를 나누어 보고자 한다.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사업 시범 보건소로 면사무소에 파견되었던 A간호사.
맡겨진 일은 선별진료소에서 민원인 안내, 체온측정 및 문진표 작성, X-ray촬영 준비, 자가격리 지침 안내, 검체 채취를 두려워하는 주민에게 정서적 지지를 하는 일이었다. 발령받은 지 이제야 석달 째, 보건소를 찾은 주민을 가장 처음 맞이하는 얼굴이라는 생각에 더욱 친절하게 대상자를 대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선별진료소 업무는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다. 5시간 동안 통풍이 안되는 방역복을 입고 있으니 근무가 끝나 근무복을 벗으면 발에 물집이 잡혀있고 등엔 땀이 흥건했다. 얼굴엔 마스크 자국이 움푹 파여 있었고, 무엇보다 화장실을 가지 못해 방광염에 걸린 직원도 있다. 그래서 배가 고파도 목이 말라도 물을 마시는 것을 참는다.
이렇게 힘들어 주저앉고 싶어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시민들이 안쓰러운 마음으로 “어휴, 이게 무슨 일이래, 더워서 어떡해요. 당진을 위해 힘내주세요.” 라고 건네주는 위로의 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
코로나 예방 홍보와 예방업무를 맡은 B간호사
손소독제, 손살균제, 비누, 마스크 등 대응 업무에 필요한 모든 물품지원과 아파트, 종교시설, 관광지, 공공기관, 상가 등에 직접 뛰어다니며 전단지 부착, 현수막 설치, 손소독제 비치 등의 업무를 맡았다.
하루에도 몇십통 씩 지원 요청이 들어오지만 모두 지원해 줄 수 없었고 마스크 품귀현상과 화난 민심, 쓴소리에 무력감을 느끼며 사죄와 거절 그리고, 계속되는 물품 배정과 운반으로 한없는 무력감과 이렇게 노력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은 생각에 힘들어 한다.
역학조사관 역할을 맡은 C간호사.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는 대상자들의 동선을 파악하고 검체 채취 확인,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이송반에 인계 및 이송한다. 음압텐트 안에서 감염의 위험이 있는 대상자와 밀접 접촉을 하고 얼굴을 짓누르는 마스크와 고글의 통증보다 더 어려운 점은 아무리 이해시켜도 자가격리 수칙을 받아들이지 않는 대상자들이다.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자가격리를 안내해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방역을 맡은 D간호사.
PC방, 노래방, 대형마트, 관광지 등 다중이용시설을 방역하다 보면 육체적으로 힘들고 방역약품을 만지니 피부가 벗겨지고 따갑다. 무엇보다 매출과 관련된 업주들이 확진자가 다녀간 즉시 방역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날로 미룰 수 없는지, 시끄럽다고 화를 내시기도 하고 개인적인 이유로 방역을 해달라고 요청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은 응원해 주시고 고생한다며 음료수나 빵을 주시기도 한다. 이런 시민들 덕분에 당진시를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일을 한다는 생각에 없던 힘도 생기고 보람을 느낀다.
이외에도 해외입국자 관리, 접촉자 관리, 시스템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할을 맡아 주말도 없이 지낸지 벌써 3개월. 자연은 어김없이 우리에게 봄을 선물해 준다. 벚꽃과 개나리, 목련.. 봄꽃들이 만개하여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지금도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최전선에서 절망을 넘어 희망으로 한걸음 옮겨가리란 기대를 조심스레 해본다. 아무리 짙고 긴 어둠이어도 새벽의 여명은 막지 못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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