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이겨내는 우리들의 블루스(광주 광산구보건소 박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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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보건간호사회
- 작성일 22-06-2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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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버스를 타고 이곳, 저곳을 돌며 하루를 보내고 보건소로 돌아오는 a.
방호복을 입고 코로나 의심자 검체를 하고, 짧은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졸다보면 도착하는 사무실.
반복되는 차출근무로 그녀의 얼굴엔 고단함이 쌓여있다.
사무실에 돌아온 그녀를 기다리는 건 코로나우울 심리지원서, 심리방역을 위한 정신보건연계안, 현안업무상황보고, 간부회의 자료 등 셀 수 없이 쏟아지는 본연의 보고자료들이다.
누군가를 위한 심리지원과 우울감소대책은 정말 그들에게 피부로 와 닿는 도움의 손길이 되어줄까하는 생각도 잠시.
그마저도 부럽다. 나의 우울과 피로는 어떻게 해소해야할까.
해소까진 바라지 않아도 행복버스를 타면서 불행을 생각하는 나는 조금만 쉬고 싶다.
그녀에게 전화를 건다.
“언니, 목포대반동 알아? 완전 핫플인데 와보지 않을래?”
“그래? 그럼 가지뭐!”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서는 b.
눈 날리는 날부터 땀띠 나던 날까지 코로나검체채취와 역학조사와 보고 등 두서없는 잡무속에서 아파 쉰 그녀. 그리고 1년 반 만에 보건소로 돌아간 그녀를 기다리는 건 신종감염병과 아직 가시지 않은 변종코로나의 잔여물들.
a가 전화를 할 정도라면 이미 그녀의 마음이 벼랑 끝인걸 아는 b이기에 바로 광주-목포간 고속도로를 향한다.
“여기 진짜 이쁘다~ 목포 사롸있네!”
목포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예쁜 펍에서 콜라와 소주를 마주 놓고 쏟아내는 이야기.
사람들은 모른다. 전국의 a와 b가 지나온 시간들이 어떤 아픔으로 잔존하는지.
함께 지나온 보건간호사들이 견뎌낸 신간했던 아픔들을.
기약없는 한 가닥 희망이지만 부딪혀 쨍소리 내면서 웃는 걸로 서로를 응원해본다.
그걸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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