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복지센터에 간호사가 있다. -나는 우리 동네 건강전도사(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1동 행정복지센터 김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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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보건간호사회
- 작성일 22-12-2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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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는 2022년 10월 17일 3개구 44개 동 중 18개 동에 간호직 공무원을 배치했다. 생각지도 못한 일산서구 탄현1동 행정복지센터 발령!!! 설레기도 두렵기도 하던 어느 날 이었다.
“배가 고파. 그 여자가 집에 안 온지 일주일이 지나서 나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어.”
기초생활수급자이신 OOO님이 행정복지센터로 들어와 울면서 말씀하셨다.
인지능력이 떨어져있는 분이시라 지인이 수급비를 관리하며 매일 방문하셔서 밥, 국을 챙겨주시다가 심한 말이 오갔는지 일주일 째 집에 오지 않는 상황인 것 같다.
마침 동 특화사업으로 준비한 영양 간식(국, 죽, 라면 등) 꾸러미를 들고 OOO님 가정을 방문했다. 1층 원룸에 들어서자 담배와 쓰레기 냄새, 냄비에 남은 밥은 곰팡이가 가득, 텅 빈 냉장고를 확인하고는, 일단 가져간 죽을 데워 드린 후 간단한 청소와 영양 간식을 정리해 드렸다.
다음 날 치매인지선별검사를 위해 2차 방문을 했더니 환하게 반겨주시며 문을 열어주시고 식사도 준비해서 드셨다고 하셨다. 어제보다 훨씬 더 밝은 모습에 안심이 되었으나 집에 통증약이 보여 “어디 아프세요? 이 약은 언제 드시는 거예요?” 했더니 1년 전 수술했다며 상의를 올리시고 아픈 부위를 보여주신다. 오른쪽 늑골 부위 두 군데에 스테플러가 있고 피부와 엉퀴어 아물어 보였다. “여기가 점점 더 아파오고 철심이 자꾸 튀어나와, 무서워서 병원에 못가겠어.” 라고 하신다.
행복e음을 통해 기흉 수술 기록을 확인하고 진료예약 후 병원에 함께 갈테니 걱정 말라고 안심시켜드렸다.
진료일에 함께 OO병원 흉부외과에 도착했다. “행정복지센터에서 나왔어요. 저희 동 어르신이 1년 전 기흉수술 후 Follow-up없이 지내시다 통증 호소하셔서 부위 확인 후 스테풀러 발견하여 제거하기 위해 왔어요.” 했더니 병원에서 깜짝 놀라신다. 1주일 후 오셨어야지 불편하게 1년을 있었냐며 치료실로 안내해 주셨다. 다행히 스테풀러 제거는 쉽게 이루어졌고 상처부위도 깨끗했다. 소독 후 치료실을 나오며 OOO님은 이제 샤워할 수 있냐고 물으시며 몇 번을 감사하다고 말씀하신다.
동에서 만든 김장김치를 가지고 다시 방문했을 때 양쪽 발이 퉁퉁 부어 있었다. 몇 가지 당뇨가 의심되는 사항들을 확인하고는 “OOO님 혹시 당뇨 있으세요?” 라고 여쭤봤다. 행정복지센터 소속 간호사는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혈압·혈당 체크를 할 수가 없기에, 다음 날 동네의원을 방문해 혈압·혈당 등 기본 건강 체크를 하기로 약속했다.
집을 나서며 “OOO님, 기흉이랑 당뇨에는 반드시 금연하셔야해요. 정말 담배는 위험해요.” 라고 했더니 “그럼 나 당장 담배를 끊을 거야 이제 안 피워, 나 한번 말하면 무조건 지키는 사람이야.” OOO님은 나와 손가락 걸고 약속하시며 활짝 웃으신다.
그 이후 동네병원에서 당뇨약 14일 분 처방을 받았다. 아침 식후 하루에 한 번만 드시도록 몇 번을 말씀드렸다. 다음 날 약복용 여부 확인을 위해 방문했을 때 5일치가 없어졌다. 걱정이 되었으나 당장 혈당수치 확인이 어려워 병원에 전화해 상황을 공유하며 OOO님께 저혈당 증상 시 사탕, 설탕물을 드시도록 설명드리고 평소 물 많이 드시도록 권해 드렸다. 나머지 약은 3일 만 달력에 날짜 별로 하나 씩 붙여드리며 잘 드시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아직도 당뇨발관리 교육, 규칙적인 운동, 인지저하 소견에 따른 치매센터진단검사, 장기요양등급신청 등 어르신의 건강한 삶을 위한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
앞으로도 나는 우리 동 구석구석에 건강전도사가 되어 건강한 웃음을 함께 나누며 퍼트려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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