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인연(강원 횡성군보건소 신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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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보건간호사회
- 작성일 22-08-2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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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9월 4시 42분, 저는 횡성군보건소 모자보건센터에서 딸부잣집 막내딸로 태어났습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나 저는 간호 8급 신규공무원의 신분으로 횡성군보건소에 들어오게 되었고 이곳에서 저의 ‘생애 첫 인연’을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3년 전 어느 날 신규 임용되어 관내 보건지소/진료소를 순회하며 인사를 다니던 중 당시 행정계장님(현 보건운영과장님)과 이동하던 차량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행정계장님은 모자보건센터에서 조산사로 근무했던 시절 이야기를 해주셨고, 저는 익숙한 그 단어에 모자보건센터 태생임을 밝히게 되었습니다.
당시 계장님은 깜짝 놀라며 언제 태어났냐 몇 시쯤이냐 이런 대화를 주고받던 중 의미심장하게 "지은씨 내가 받았을 수도 있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워낙 신규라 긴장되어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으며 설마 하는 마음으로 흘려버리고 잊고 있던 어느 날 과장님께서 "지은이 진짜 내가 받았었네... 4.1kg" 라고 말씀하셨을 때 정말 놀랍고 신기했고.. 제법 건강하게 태어난 제 신생아 적 몸무게 또한 공개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저를 직접 받아주신 분을 이렇게 만날 것이라곤 30년 넘게 살아오며 단 한 번도 생각한 적 없었으며 더구나 같은 직장에서 같이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누가 예상을 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도 보건소 간호사로 말입니다. 거기다 저의 출생 흔적이 제가 근무하고 있는 우리 보건소 서고에 아직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다니 너무 신기하고 뜨거운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아마도 그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릴 적 타 지역으로 이사했지만 횡성은 늘 할머니 집, 외가집이라는 생각으로 횡성에 대한 애정이 있었고, 제가 간호학을 전공하고 다른 지역이 아닌 횡성을 선택해 시험을 보고 보건간호사가 된 것이 이런 인연을 다시 만나려고 이어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저도 간호사로서 또 아이 둘을 낳아 본 경험으로도 4.1kg 신생아를 낳는 것도 받는 것도 엄청 힘든 일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무사히 저를 받아주셔서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로 행복을 누리고, 보건간호사로서 제 역할을 잘 해 나갈 수 있게 되어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과장님 손에 받아져 보건간호사 후배가 될 수 있어서 감사하고, 과장님과 같이 일할 날들이 많이 남진 않았지만 그 남은 시간 동안 행복한 추억도 만들고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그리고 ‘생애 첫 인연’을 오래오래 좋은 인연으로 이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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