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소진(Burnout)으로부터 나와 동료 지키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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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보건간호사회
- 작성일 21-06-3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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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보건간호사의 소진 관리와 정신건강을 돕기 위해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사업부 심민영 사업부장으로부터 ‘코로나 시대, 소진(Burnout)으로부터 나와 동료 지키기’에 관한 주제 원고를 받아 회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소진(번아웃)이란, 일로 인한 스트레스가 누적되어서 점차 탈진되어 가는 상태를 말합니다. 미국 정신과 의사 Herbert Feudenberger는 케어센터에서 함께 일하던 자원봉사자들이 점점 의욕을 잃고 환자들에게 냉담해지는 현상을 경험하면서 처음 “소진(burnout)”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2019년 세계보건기구는 소진을 ‘직업관련 현상’으로 공식화 했는데, 직업 중에서도 대인관계 요구도가 높은 서비스 직군에서 소진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진의 핵심요소는 ‘정서적 고갈’로, 정서적 요구가 과도하게 부하되면서 서비스 대상자에게 관여할 에너지가 고갈되는 것입니다. 흔히 ‘감정이 바닥나버린 것 같다’고 표현합니다. 이에 대한 자기 보호로써 고객에게서 감정을 회수하고 냉담하고 관료적인 태도로 대하게 되는 ‘냉소’가 나타납니다. 이는 업무에 대해 거리감과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것입니다. 또한 ‘직무 효능감 저하’를 겪게 되는데, 업무에 있어서 성취와 생산성이 부족하다고 느끼며 자신의 업무관련 능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듯 업무와 관련된 정서적 고갈, 냉소, 그리고 개인적 성취감의 저하가 나타날 때 심각한 소진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재난이나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업무 종사자의 소진은 개인적인 신체적, 심리적 건강의 악화 뿐 아니라 막대한 사회적 손실을 초래합니다. 병가, 이직 등 직무에서의 철수로 이어져 재난 대응체계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사스 유행기에 의료진의 60~70%는 감염과 관련한 두려움을 느꼈고, 70%는 사직까지 생각한다고 응답했습니다. 감염병에 노출이 컸던 의료진들 가운데 30%는 심각하게 소진되었고, 사스가 종식된 후에도 환자와의 대면 접촉 기피, 근무시간 감소 등 업무에 대한 철수 행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코로나19 대응 의료진들의 소진 역시 심각한 상황입니다. 60개국 2,707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보건전문가의 51%가 소진 상태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0년 국가트라우마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의료진 가운데 16-30%가 소진 증상을 보였는데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소진은 더욱 가속되고 직무를 계속하고자 하는 의지는 감소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감염병동, 중환자실, 선별진료소와 같이 감염원에 노출 정도가 큰 곳일수록, 근무 기간이 길수록 소진은 커집니다. 또한 가족과 분리된 생활, 의료 과정에서 환자, 피검자, 보호자와의 마찰 또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감염병이 의료진에게 부정적인 경험만 초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스 유행기에 77%의 의료진은 사회적 인정 등 업무와 관련하여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코로나19 현장 대응인력 중 86%는 감염병 상황에서 자신이 의무를 잘 수행할 수 있으며, 82%는 내가 하는 일이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응답했습니다. 코로나19 유행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의료진은 전문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환자의 회복에 기여하며 성취감과 유능감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위기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동료들과의 상호지지, 협력, 팀워크를 경험하고, 자신이 속한 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소속감이 강화되기도 합니다. 이를 공감만족이라고 하는데, 결국 위기 상황에서 소진과 공감 만족 중 어느 쪽으로 기울게 되는지가 관건이 됩니다.
소진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업무 역량을 키우는 것입니다. 연차가 낮은 20-30대의 소진 수준이 가장 높은데 이는 경험과 훈련이 적은 것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직무요구-자원모델 (Job demands-resources model)에 따르면 직무수행에 대한 피드백, 상사의 코칭, 업무 자율성, 상사/동료/가족으로부터의 지지, 적합한 보상은 ‘직무자원’으로 작용하여 소진을 낮출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응인력의 상당수가 가족이나 동료의 지지와 휴식, 보상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자신의 스트레스를 잘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데 감염병 대응 중에는 업무에 집중하다 보면 자신의 스트레스 수준을 잘 판단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2인 1조의 버디 시스템을 활용하여 안전과 팀워크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버디시스템은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간에 서로의 안전과 심리적인 안정을 함께 확보해주고 공유하는 것을 말합니다. 2인 1조로 구성하여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서로의 안전을 챙겨주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고 생각할 때에는 휴식을 권하거나 용기를 주는 것입니다. 동료가 필요로 하는 것을 재빨리 알아차리고, 그것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게 됩니다. 가급적 초보자와 숙련자를 매칭하여 업무와 관련된 조언과 도움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코로나 시대, 소진(Burnout)으로부터 나와 동료 지키기-2 로 이어짐
http://www.kphn.org/bbs/board.php?bo_table=empowerment&wr_id=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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