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 광주서구보건소 박희경팀장 인터뷰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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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보건간호사회
- 작성일 20-10-2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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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인터뷰 일부(2020.9.28.)
추석특집-코로나19 극복 연휴를 잊은 사람들, 코로나19와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박희경 광주광역시 서구보건소 감염병관리팀장)
‘벌교 큰며느리’라고 불리는 저는 광주광역시 서구보건소에 근무하고 있는 박희경 계장(간호6급)입니다. 매년 명절마다 집안일을 책임졌지만, 이번 명절엔 광주의 코로나19 감염병을 차단하는데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중국 우한을 시작으로 대구 신천지, 해외입국자, 이태원클럽, 학교 개학, 상무지구 유흥시설까지 코로나는 끊임없이 우리 지역주민 곁을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타지역에 비해 월등히 적은 감염률을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감히 저는 자신합니다. 중앙의 지침을 분석하고, 철저히 따르며 코로나19로부터 우리 지역주민을 지키기 위해 선제적 방안을 고민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철두철미했습니다. 과하게 방역에 힘을 쏟았고, 과하게 경찰과 동선을 파악했고, 과하게 자가격리자를 관리했고, 또 과하게 검체를 채취했습니다. 어쩔 땐 하루 400명 이상의 검체를 채취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방호복을 입은 서로를 보면 압니다. 서로가 진통제로 몸을 달래고 이미 인간이 할 수 있는 그 이상을 해내며 서로가 서로를 걱정하고 응원하며 존경한다는 것을. 무엇이 우리를 인간의 한계에서 넘어서게 한 것일까요? 자가격리 때문에 아버지의 장례식에 가지 못한 분과 함께 슬퍼했던 기억, 몇 년 동안 노력해왔던 인공수정시술 시기를 자가격리로 놓쳤다며 죽어버리겠다는 협박에 함께 가슴이 무너져 내렸던 일 등이 이를 가능케 했을 것입니다.
물론 기쁜 기억도 많습니다. 지난 2월 이후 종교집회에 간 적은 없지만 자책감과 사회에서 매장당할 것 같은 두려움에 모든 손톱을 물어뜯어버린 신천지 교육생의 마음을 꼭 보듬어서 새 출발을 하게 도왔던 일. 자가격리 상태라 급한 은행 일을 못 보는 분이 계셔서 은행직원을 설득해 안전보호복을 입히고 대응간호사와 동행해 재산권을 지켜드렸던 일도 있었습니다.
5개월 동안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며 혹여 확진자가 될까봐 마트는 물론 그 좋아하는 사우나 한 번 안가고 심지어 큰언니 장례식에도 완전무장한 채 조카들 얼굴만 보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이렇게 집과 선별소가 전부여도, 가족에게 제대로 된 끼니 한 번 챙기지 못했어도 나와 우리가 이 자리에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코로나19가 누군가의 희생을 갉아먹어야만 사라진다면 감히 그게 우리였으면 합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만의 노하우를 쌓았고 그 긴장감을, 불안을, 수고를, 동료들의 웃음과 울음으로 푸는 법을 알았고 우리의 수고 덕에 안심하며 생활하는 지역주민분들이 잊을 만하면 보내주는 커피쿠폰이 주는 벅찬 감동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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